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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시만나보는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이상영의 메밀예찬
2019년 03월 16일 (토) 01:40:32 fooddesk iweekly@hanmail.net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이상영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옛날 문인들은 왜 메밀을 예찬했을까?
당나라 시대 메밀이 널리 재배되었다는 사실을 백거양의 시[촌야]에서 읽을 수 있다. 그의 나이 40에 모친 김씨의 관을 묻고 장안의 서교위수라는 향리로 내려가서 은퇴했을 때 지은 작품으로 다음과 같은 메밀꽃을 찬양한 내용이 실려 있다. [상초창창 충절절 / 촌남촌부 행인절 / 독문전출 야전망 / 월맹교맥 화설여] 풀잎에 내린 서리는 창창하고 벌레는 구슬피 우는데, 마을 남쪽과 북쪽에 사람의 발길이 끊어졌다. 홀로 문전에 나가 들녘을 바라보니 밝은 달빛에 메밀꽃이 흰눈과 같구나. 여기에서 그는 메밀꽃을 흰눈으로 묘사하였고, 상중의 인생무상을 달래는 대문호의 서정시가 애처롭기만 하다.

우리 나라 문학 작품 가운데 메밀꽃을 소재로 한 소설은 단연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꼽을 수 있다. 그의 작품속에서 메밀을 예찬한 구절을 보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에서 당시 봉평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 밭들이 폭넓게 메밀꽃으로 장식됨으로서 아늑한 시골풍경을 연상케 해준다. “붉은 대궁이 향기 같이 애잔하고,”는 메밀이 꽃과 줄기와 잎을 환상적이고, 소담스런 식물의 특성을 표현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서민적인 문학 사상을 읽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정호승의 메밀꽃을 소재로한 시편 “모밀꽃 1”은 고독이라는 내용을 메밀꽃에 비유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유인순 박사는 이효석의 메밀꽃이 환상과 관능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술의 꽃이라면 정호승의 메밀꽃은 지순하고도 욕심 없는 고독한 모습, 고독해도 결코 고독하다고 말하지 아니하고 그네만의 비밀을 오롯이 담아놓고 사라지는 심독한 여성의 이미지로 그려진다라고 평하고 있다.

따라서 정호승은 메밀꽃을 통해 바로 자신의 어쩔 수 없는 깨끗한 마음, 가난한 마음, 외로운 마을을 토로한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메밀연구회 발행, [메밀]잡지 제 2권, 8(1997)에서) 메밀의 음식문화를 소재로한 작품 가운데 백기행(白石)의 산중령에 실려있는 북신(北新)은 시골 주막의 풍치를 메밀 음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거리에는 메밀 내가 났다.
부처를 위하는 정갈한 노친내의 내음새 같은 메밀 내가 났다.
어쩐지 향산 부처님이 가까웁다는 거린데
국수 집에서는 농짝같은 도야지를 잡아 걸고
국수에 치는 도야지 고기는 돗바늘 같은 털이 들문 들문백였다.
나는 이 털이 안 뽑은 도야지 고기를 물구름이 바라보며
커먼 맨모밀국수에 얹어서 한입에
꿀꺽 삼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여기에서 시커먼 맨모밀국수는 메밀을 듬성듬성 멧돌질하여 가루를 낸 다음 반죽한 것을 국수 분틀에 넣어 누르면 투박하고 검으스림하고 부뚝부뚝한 면발이 끓는 물에 떨지면서 익은 메밀국수에 수육을 얹어 먹는 당시의 메밀음식문화를 연상케 해 준다. 그 외에도 [국수]라는 작품에서 보면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다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는 닉은 동침이 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 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메밀국수에 치는 맛깔스런 동침이 국물, 고춧가루 그리고 산꿩의 고기를 얹어 먹는 그 지방 사람들의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음식문화를 접하게 됨으로서 당시의 요리방식이 아마도 오늘날 춘천 막국수로 전래되어 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에 와서 왜 메밀 예찬론인가?
메밀은 중국의 운남성이 발상지로 알려져 있으며, 서기 600년경 운남성에서 몽고와 아므르강 유역을 따라 만주를 거쳐 우리 나라에 들어 온 곡식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밀은 오행식물(五行植物)로서 줄기는 붉고 잎은 초록에 뿌리는 노란 색이며, 꽃은 흰색에 열매는 검정색을 띄기 때문에 오행이라하여 특수한 식물로 취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쉽게 뿌리 내려 생육하면서 열매를 맺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로 알려져 있다. 메밀은 예로부터 화전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곡식이요, 더욱이 나라가 공한기에 처했을 때 가난한 백성들의 목숨을 연명케 해 준 구황식품으로서 서민들에게는 더 없이 귀하고 친근했던 식품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메밀을 연구하는 학자는 어림잡아 2~3백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3년마다 모여 그들이 연구한 내용들을 발표하면서 학문을 연찬 하는 학회를 열고 있으며, 오는 2001년 제 8회 세계 메밀학회를 춘천에서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 우리 나라는 지리적으로 보아 메밀의 전파 경로라던가, 당나라 시대 중국문화를 보다 많이 받아들인 국가로 평가되지만 메밀문화에 있어서는 일본에 훨씬 뒤지고 있다. 일본인들의 메밀 예찬론은 그 역사가 깊고 오래되었으며, 메밀에 대한 연구와 활용 면에서도 폭이 넓고 활발하여 우리들보다 근 20년을 앞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은 왜 메밀을 예찬하면서 메밀 음식을 지속적으로 즐기고 애용하고 있는 것일까?

왜 일본인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장수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을 갖게 된다. 그러한 결과가 메밀에 연유되어진다면 과연 메밀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는 어떤 특수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해 봄직하다. 그동안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메밀은 혈당과 혈압을 낮추고, 당뇨를 조절하며, 체내 산화를 방지해 줌으로서 노화를 억제한다. 뿐만 아니라 혈관 및 간장 콜레스테롤 값을 저하시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도 나와있다. 이제 2000년대에 접어들면 메밀 잎과 줄기와 뿌리를 이용하여 차, 음료 개발이나 또는 과자, 스낵 그리고 기능성 면류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될 전망이다.

메밀 성분은 5곡 중에서 콩을 제외한 다른 곡식에 비하여 월등히 높아 중요한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더욱이 물에 잘 녹는 단백질이 많아 흡수 이용율이 높고 막국수, 메밀묵, 메밀전, 메밀수제비 등 다양한 음식물을 만들 수 있어 활용 가치가 크다.

따라서 메밀은 5행식물의 특성과 같이 열매, 잎, 줄기 그리고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유익한 곡식으로서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약용성 식품으로 이용성이 높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꽃은 관광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값진 식물임에 틀림없다. 이와 같이 메밀이 음식 자료로 보아서는 투박하고 무뚝뚝하지만 그 제품은 언제나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막국수를 만들 수 있어 좋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나는 늘 메밀을 사랑하고 예찬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임을 자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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