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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사회 혁신, ‘도랑 살리기운동’에서 배운다
김 정 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17년 06월 19일 (월) 07:27:59 식품위생신문 iweekly@hanmail.net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속담이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뜻임을 아는 젊은이는 많을 것이다. 그런데 ‘도랑을 친다’는 게 무슨 행동인지도 알고 있을까? 아주 좁고 작은 개울을 도랑이라고 한다. 실개천이라고도 한다.

요즘에는 마른 바닥을 드러내거나 흔적 없이 사라진 데가 많지만, 도랑은 농촌 마을의 필수 생활 인프라면서 핵심 경관이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도 어린 시절 마을의 실개천을 묘사한 적 있다. ‘마을엔 핏줄처럼 도처에 개울이 흘렀다.’, ‘

어린애도 깡충 뛰어넘을 수 있는 실개천이..’ 등이다. 동요에서도 실개천이란 곳이 등장한다.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누나 손등을 간지럽히려고 퐁당퐁당 돌을 던진다’는 그곳도 도랑이다. 도랑을 친다는 건, 물의 흐름을 막은 나뭇가지 따위의 퇴적물을 치워내는 일이다.

요즘 농촌 곳곳에서는 도랑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필자는 농촌의 경관이나 환경 문제보다 농촌 지역의 사회적 과제가 먼저 떠오른다. 도랑은 개인 소유가 아니다.그래서 도랑을 친다는 건 마을 사람들의 공유자원을 관리하는 일이다.

농촌 마을의 도랑 살리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어느 활동가는 자신의 책을 통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마을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도랑을 살리는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에 도랑과 관련한 규약이 없다면 만들고, 있다면 공유자산으로서 마을 도랑 관련 조직을 세우는 일까지도 도랑 살리기 사업에서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이 문장은 도랑 살리기 운동에만 국한되지 않는, 농촌의 문제에 대해서 중요한 열쇠를 남긴다.바로 ‘조직’과 ‘규약’이다.

농촌 주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들 상당수가 시장 실패에서 비롯된다.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면서 구매력이 떨어진 농촌에서는 상업 서비스가 유지되기 어렵다. 읍내 중심지 상권이 쇠퇴해 주민들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문제들을 직접 해결하길 기대할 수도 없다. 공공 부문은 당연히 관심을 갖고 관여해야겠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는 결국 주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군청이 식료품점이나 목욕탕을 짓고 공무원이 직접 생필품이나 입욕표를 판매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바로 이 지점에서 ‘조직’과 ‘규약’이 필요하다. 개인 상업 활동의 형식으로는 유지되기 어려운 각종 생활 서비스 공급 창구를 공유자원이라는 형식으로 유지하는 게 현재로서는 유력한 대안이다.

공유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그 자원을 고갈시키는 비극으로 끝나겠지만, 공동체 중심의 자치 제도(규약과 조직)를 형성하면 그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엘리너 오스트롬(E. Ostrom) 등의 석학이 다양한 사례를 들어 밝혀냈었다.

눈여겨 봐야 할 점은, 그 같은 주장은 개인더러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적으로 행위하라는 도덕적 명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동선을 위한 협력을 촉진하고 보장할 제도를 갖추자는 현실적인 주장이다. 이런 접근은 필경 한국 농촌에서 확산되고 있는 협동조합, 마을만들기,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 등의 실천과 결합될 것이다.

새 정부의 청와대 직제에는 사회혁신 수석과 사회적 경제 비서관 자리가 마련됐다. 사회적 관계 구조를 새롭게 하는 것을 사회 혁신이라고 한다면, 농촌에서 협동 조직을 형성하고 민주적 운영을 보장하는 규약을 마련하는 일이야말로 농촌 사회 혁신의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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