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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장개입보다는 제도마련에 치중해야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교수)
2016년 08월 02일 (화) 17:11:59 식품위생신문 iweekly@hanmail.net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교수)
     
 

정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 민간 경제주체가 미약한 상태에서 정부가 새로운 산업 육성에 앞장서 왔고, 시장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우리 농업에서도 정부는 새로운 소득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으며,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수매·비축, 계약재배, 산지폐기 등 다양한 시장개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민간이 취약하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시장에서도 다양한 정부 개입 요구가 발생했다. 그러나 민간시장이 발전된 현재에도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바뀐 것 같지 않다. 지금도 정부는 농업발전, 농가소득 확대, 가격안정화 등 갖가지 명분을 들면서 사사건건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그런데 민간의 발전, 시장개방화, 소비패턴 변화와 같은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가 모든 일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가. 이 문제에 대해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앤 크루거(Anne Kreuger) 교수는 일찍이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라는 개념을 설파했다.

정부실패는 시장 실패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이 오히려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져 경제에 해가 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정부 실패는 정보의 비대칭성, 특정 이익집단의 정치적 압력, 관료주의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정부가 모든 정보를 완전히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섣부른 개입은 소기의 성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앞으로의 농정 패러다임을 설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우리 농업에서도 정부의 특정 부문에 대한 개입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목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부업축산 지원 대책은 80년대 후반 극심한 소값 파동을 불러왔으며, 특정 품목에 대한 육성책도 대부분 가격 폭락으로 귀결한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농산물 가격 안정 정책에서도 가격이 폭락했을 때 안정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수매하는 경우 적절한 시기를 놓쳐 오히려 가격 폭등을 초래하기도 하고, 상인들의 손실을 정부가 오히려 보조하거나 농협과 같은 민간의 자율적 수급조절 능력을 저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정부가 농업·농촌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과거 개발시대에 행하던 정책 패러다임이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효과적인가는 의문이다. 앞으로의 농정 방향은 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반성 위에서 새롭게 설정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가격 폭등락 때 정부가 수매·비축, 산지폐기, 수입확대 등으로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가능하도록 생산자조직을 육성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특정 품목의 생산·유통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농민이 스스로 수행하기 힘든 연구개발·교육 등 공공재의 공급과 역량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식량생산 기반 유지, 환경보전, 농가소득 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직접지불제는 공익을 위해 정부가 앞으로 더욱 확대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농정은 공익적인 측면을 강화하면서 민간의 자율적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에서 설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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