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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메밀문학 "한 그릇 메밀국수"
원작(原作) 일본(日本) 구리 료헤이 (栗良平)
2015년 01월 02일 (금) 15:33:35 식품위생신문 iweekly@hanmail.net

 
   
    사진자료-농촌진흥청
   
 

눈이 많이 내려서 설국으로 유명한 일본의 북단 훗카이도의 작은 거리에 북해정 이라는 메밀국수집이 있다. 세모국수를 먹는 풍습 때문에 메밀국수집으로 일년중 가장 붐비던 12월 31일 그 다음날의 거리도 밤 12시를 넘기자 인적이 뜸해졌다.

설날 채비를 위해 종업원도 서둘러 돌려보내고 바쁘던 하루 일을 마감하려 할 무렵 스르륵 소리를 내며 슬며시 출입문이 열렸다. 포장을 위로 젖히며 두 사내아이의 손을 잡은 채 젊은 티가 그대로인 한 부인이 가게 안에 들어 섰다.

두 아이는 여섯 살, 열 살쯤 되었을까...!? 부인은 철이 지난 낡은 반코트 사내아이들은 설빔으로 장만한 듯한 츄리닝 차림이였다. 여주인이 어서 오십시요 라며 늦은 손님을 맞이했으나 여느 손님과 달리 쭈뼜쭈뼛하던 엄마가 마치 어려운 부탁이라도 꺼내듯 주문을 했다.

저...! 메밀국수 한 그릇만 시켜도 되나요...!? 이 순간 엄마의 등 뒤에 웅크리고 있던 두 꼬마의 걱정스런 눈길이 여주인의 얼굴에 잔물결이 되어 다가왔다. 그럼요 그럼요... 이 쪽으로 앉으세요. 일부러 예사 때보다 큰소리로 흥을 낸 여주인은 세모자를 난로 옆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며 주방을 향해 “메밀국수 한그릇" 하고 외쳤다.

늦은 밤의 세모자와 아내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주방 속의 남자 주인은 "메밀국수 한 그릇"하고 따라 외치며 메밀국수를 손에 잡았다. 보통때의 1인분에 반사람 몫을 더 얹어 데우기 시작했다. 금방 데운 메밀국수에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메밀국수 한 그릇을 놓고 세모자는 이마를 모았다.

그리고 메밀국수를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 소리가 카운터 까지 들려왔다. 맛있네 하는 형을 뒤따라 동생은 “엄마도 좀 드세요" 라고 하며 젓가락으로 국수를 감아 엄마 입으로 가져갔다.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운 세모자는 메밀국수값 150엔을 치르고 잘 먹었습니다. 라며 문 밖으로 나섰다.

눈길을 밣아 가는 세모자를 향해 “여주인은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말을 던졌다. 새해를 맞이했던 북해정은 부주하던 한 해를 눈깜짝할 사이에 보내고 다시 그해 섣달 그믐날 밤이 다가왔다.

작년 이상으로 붐비었던 하루를 접고 이제 일을 걷어야지 하며 가게안을 챙길무렵 드르륵 소리를 내며 출입문이 열렸다.

엄마와 두 꼬마 엄마의 낡은 반코트차림에서 작년 섣달 그믐날의 마지막 손님을 떠올리는 여주인에게 “저 메밀국수 한 그릇" 하고 크게 외치자 주방 안의 남자 주인은 "메밀국수 한 그릇"하고 따라 외치며 막 꺼버렸던 곤로에 불을 다시 부쳤다.

남편에게 다가가 서비스라는 생각으로 세 그릇 분을 데워요. 라고 귀엣말을 건네는 것이 난로 옆에서 언 손을 녹이던 세모자에게 들리지 않았다. 안돼요. 그럼 오히려 불편해 할거요.하는 남편의 대꾸도 물론 작은 목소리였다.

곱절 분량의 메밀국수 그릇을 가운데 마주하고 세가족은“맛있네.올해도 북해정에서 메밀국수를 먹은거야. 내년에도 먹었으면 좋겠네”라고 주고받더니 메밀국수값 150엔을 치르고 자리를 일어섰다.

“고맙습니다. 다음 해에 또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주인의 인사가 눈발을 가르며 수 차례나 이들 모자 일행의 어깨에 얹혀졌다. 어느새 닥친 섣달 그믐날 가게주인 부부는 서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밤이 이슥해지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레었다.10시가 가까워 오자 종업원을 보낸 남편은 메밀국수 200엔 이라고 적힌 메뉴판을 뒤집어 걸어다.

올 여름 값을 올리기 전의 정가인 메밀국수 150엔 이란 가격표로 바꿔 건 것이다. 난로 옆의 2번 테이블 위에 30분 전부터 예약석 이라는 표찰을 올려놓은 것은 안주인n이였다. 형은 중학교 교복차림 동생은 작년에 형이 입었던 듯한 잠바를 입고 엄마 손을 잡은 채 가게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선 것은 열시를 넘어서였다.

“저... 메밀국수 두 그릇만 시켜도 되겠어요” 라는 엄마를 2번 테이블로 안내한 여주인은 예약석이란 표찰을 슬그머니 치워 등 뒤로 감췄다. “메밀국수 두 그릇” 하며 외치는 아내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 남편은 아내와 눈길을 맞추며 3인분의 메밀국수를 더운물에 집어넣었다.

무뚝뚝한 남편과 조금 수다스런 아내가 따뜻한 눈길로 2번 테이블로 감싸안고 있는 사이 세 모자가 주고받는 낮은 목소리의 이야기가 귓전에 와 닿았다. “엄마가 할 이야기가 있단다”“하실 이야기라니요!?” “사실은 말이야 돌아가신 아빠가 낸 교통사고 있지 않니”

“그 때문에 여덟 사람이 다쳤거든 보험만으로 피해보상을 다할 수 없어 엄마가 다달이 5만엔씩 갚아 왔어"“알고 있어요"“그런데 말야 내년 3월까지 갚아야 했는데 이달로 다 갚게 됐단다.”"엄마 그게 정말이야" "그럼 넌 신문배달까지 하고 순이는 심부름이다."

"저녁준비까지 도와주는 바람에 안심하고 회사에서 일을 해 이번 특별수당을 받아 갚을 거란다." 그럼 우리도 엄마한테 비밀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사실은 순이가 글짓기 대회에서 1등으로 뽑혔거든요. 그렇다고 선생님으로부터 글짓기 발표회에 참석해달라는 편지가 왔었어요.

그런데 엄마에게 말씀드리면 회사를 쉬시게 될까봐 제가 대신 갔어요."그랬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글짓기 내용이 당신은 장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순이가 1등으로 뽑힌 글짓기를 일어나서 읽는데 제목이 메밀국수 한 그릇 이잖아요.

야, 이거 북해정 이야기구나라고 금방 알게 됐어요. 야 순이녀석 창피하게 하필 그걸 썼나 하는 생각 때문에 얼굴이 붉어졌어요. 글짓기 내용은요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많은 빗을 남긴 일. 제가 아침 신문배달을 한일. 등 전부 들어 있었답니다.

섣달 그믐날 셋이서 먹는 메밀국수 한 그릇이 정말 맛있었다. 아빠의 교통사고 때문이지만, 세 사람이 한그릇만 주문해도 국숫집 아저씨 아주머니는 따스한 마음으로 반겨주시고, 가게문을 나서면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며 큰 소리로 인사까지 해준다.

그 아저씨 아줌마의 목소리가 나에게는 꺽이지 말아라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 라고 응원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나도 크면 형편이 어려운 손님에게 언제나 용기를 북돋워주는 일본 제일의 메밀국수집 주인이 되겠다. 이런 내용이에요.

형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어느샌가 주인 부부의 모습이 가게에서 사라졌다. 주방 한편 구석에 쭈구리고 앉아 벅찬 숨을 죽여가며 한장의 수건으로 양쪽을 서로 쥐고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선생님이 순이의 엄마 대신 형이 이 자리에 나와 있다면서 인사말을 하라고 하시잖아... 처음에는 말이 나와야지. 그래서 한참 있다 이렇게 이야기 했어.

동생하고 사이좋게 지내줘 고맙다. 동생이 매일 저녁밥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클럽 활동중에 먼저 빠져 나와야 해 미안하다. 순이가 메밀국수 한 그릇 을 낭독할 때 처음에는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순이가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읽어가는 동안 메밀국수 한그릇 아야기를 부끄러워했던 내 자신이 부그러워졌다고 말했어요. 나섰고 주인부부는 이들이 길 모퉁이를 꺽어들어 사라지기까지 큰소리로

그리고 메밀국수 한 그릇 만을 시킬수 있었던 엄마의 용기를 잃어버리지 않겠다. 순이와 엄마를 지키고 보호 해드리겠다. 이렇게 말끝을 맺었어요. 작년보다 밝은 표정의 세모자 손을 꼭 쥐고 돌돌 구르듯 웃음을 터드리기도 하고 서로 어깨를 다독여주기도하고, 세 가족은 세모밀국수를 다 먹은 후, 메밀국수 두그릇 값 300엔 을 치르고 가게문을 나서는 세가족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연신 허리 굽여 인사말을 보냈다.

또 한 해가 지난 섣날 그믐날 북해정의 주인은 밤 9시가 넘자 난로옆 2번 테이블에다 예약석 이란 표찰을 올려놓고 그믐날의 그 손님을 기다렸건만 세 모자는 어쩐 일인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해도 난로 옆 2번 테이블을은 빈 채 새해를 맞았다.

그래도 북해정은 언제나 손님들로 붐볐고 몇 해 후에는 낡은 테이블을 새것으로 바꾸는 등 가게를 다시 꾸몄다. 다만 난로 옆 2번 테이블은 그냥 놔 둔채...어째서 2번 테이블은-하고 의아해하는 손님들께는 북해정의 주인은 한 그릇 메밀국수 사연을 들려주며 스스로의 교훈으로 삼고 있으며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온다면 이 테이블로 맞이하고 싶다 했다.

이후부터 멀리서 오기도 하고 여학생들과 사랑하는 젊은 연인들이 굳이 다른 자리를 마다하고 그 자리가 비기를 기다리면서까지 한번 앉았다 가보겠다고 할 정도로 2번 테이블은 세가족 메밀국수 이야기를 품게 되었다, 그로부터 한참 세월 10년인지 11년인지가 더 지난 어느 섣달 그믐날 이다.

이제 북해정은 같은 마을의 상점회 회원들이 가족과 함께 세모의 메밀국수를 먹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러 가는 모임이 생긴지도 5 ~6년이 되었다. 이들의 모임은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2번 테이블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섣달 그믐날의 예약석 손님을 기다리면서 시작되었다.

메밀국수를 먹는 사람. 세모주를 마시는 사람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 속에 한 해의 다사다난했던 이야기들이 꽃피고 있었다. 밤 10시 를 넘긴 시각 올해도 2번 테이블은 주인을 맞지 못한 채 해를 넘기려던 참에 가게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문안에 먼저 들어선 것은 산뜻한 겨울 코트차림의 두 청년 누군가 머뭇거리던 주인 부부의 눈길은 단정하게 정장한 초로의 부인이 두 청년 사이에 끼여드는 것과 함께 지나간 세월을 더듬어 올라갔다. “저- 메밀국수 세그릇 을 시켜도 되겟어요” 라는 부인의 목소리가 귓전에 와 닿는 순간 옛날을 거슬러 올라가던 주인부부의 눈길은 저... 메밀국수 한 그릇만하며 조심스러워하던 14년전의 그 모습과 만났다.

그 중 청년 한사람이 말햇다. 우리들은 14년전 섣달 그믐날 3인이 메밀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때 한 그릇 메밀국수에 힘을 얻어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금년 의사고시에 합격해서 교토대학병원 소아과에 근무하고 있으나 명년 4월부터 삿포로 종합병원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은 교토은행에 다니고 있으며 일본 제일의 메밀국숫집 주인이 되겠다던 꿈을 실천하지 못했지만, 아버님 묘소에 보고를 겸해 동생과 함께 지금까지의 인생가운데 최고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섣달 그믐날 어머니와 셋이서 북해정을 찾아가서 그 세그릇의 메밀국수를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흐르는 눈물을 소리 없이 닦고 있던 주인부부의 등을 다독이며 회원들이 말했다. 무엇을 하고 있어요. 오늘을 위해 10년간을 간절히 기다린 섣달 그믐날의 예약석으로 모시세요. 어서 오세요. 2번 테이블에 메밀국수 3그릇 하고 외치자 주방속으로 간 남자 주인은 목이 메인소리를 가다듬으며 메밀국수 3그릇을 외쳤다.

주위의 회원들과 손님들이 치는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로 눈부신 새해의 신설이 쌓이고 있다.(다시 읽는 메밀문학 "한 그릇 메밀국수"는‘2008년 01월 16일경, 일본(日本) 구리 료헤이 (栗良平) 원작(原作)을 번역한 것으로 새로운 독자들에게 드리는 것을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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